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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목 차]
1 450킬로미터
2 플랑크의 시간
3 먹은 붉고 피는 검다
4 마그마의 바다
5 검은 하늘의 패러독스
6 달의 뒷면
7 얼음 화산
8 처음의 빛
9 파란 돌
10 바람이 분다, 가라
작가의 말
[본 문]“이런 바람이 불면 말이야.
이만큼의 습기를 품은 바람이, 이만큼의 세기로 불면 말이야……
혈관 속으로 바람이 밀고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져. 모든 것이 커다란 전체로
느껴져. 언제고 내 다리를…… 단박에 목숨까지 꿰뚫을 수 있는 삶을 지금
살아내고 있다는 게, 무섭도록 분명하게 느껴져.“
- 본문에서
어두워지기 전에, 하얗게 얼어붙은 강을 전철로 건넜다. 강의 가운데는 얼지 않아서, 얼음 가장자리에 물살이 퍼렇게 빛났다. 이제 정말 이 소설이 내 손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.
네 번의 겨울을 이 소설과 함께 보냈다. 바람과 얼음, 붉게 튼 주먹의 계절. 이 소설 때문에, 여름에도 몸 여기저기 살얼음이 박힌 느낌이었다. 때로 이 소설을 내려놓고 서성였던 시간, 뒤척였던 시간, 어떻게든 부숴야 할 것을 부수며 나아가려던 시간 들을 이제는 돌아보지 말아야겠다.
- [작가의 말] 중에서